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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e Faust

​송 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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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a. [2023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 지원사업 선정(B트랙) 프로젝트], 다원예술(전시&무용 협업), sound digital media installation | dance performance

b. 재료 : 디지털 알고리듬, 소형 컴퓨팅 기기(라즈베리파이), 전자 회로 소자, 목재, 알루미늄, 진동&라우드 스피커 외

c. 웹 기록

- 프로젝트 Documentation(전시/ 설명/ 아티스트 토크) URL

  : (준비중)

- 프로젝트 아카이브 URL : youtube URLhttps://bellefaust.tistory.com/

​소 개

 본 작업은 인류의 이기와 무지에 의하여 이룩되어 온 '시스템', '구조'를 비판하고 있으며, 이를 '해체'의 구도 속에 놓이도록 한다. 그 비판의 대상인 결집과 포화의 구조체를 Belle Faust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COVID19 팬데믹의 시간을 역진행시킴으로써 강도가 강해지는 미시생명체의 구성원(SARS-CoV-2 바이러스)이 그 결집/구조체/시스템을 해체하게 되는 구도를 취한다.

 다학제적 접근 속에서 사운드/ 디지털 미디어 설치 작업을 진행하였다. 본 작업은 데이터의 유연성(data-driven)으로 미디어 매체가 통제되는 방식인데, 생태학적 관점에서 SARS-CoV-2(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체들을 재료로 generative 알고리듬을 제작하였고, 아미노산이 강탈당하는 그 종류와 비율의 변화 추이는 미디어 매체 파라미터를 통제하도록 하였으며, 이에 따라 30ch의 사운드 매체와 영상 미디어 매체는 '해체'의 흐름 과정에 놓이게 된다. 본 프로젝트에서 '해체'의 흐름은 프랑스의 사상가 가타리(Pierre-Felix Guattari)가 제안하였던 분자 혁명을 기반으로 5가지의 과정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과정은 오미크론 변이 유전체에서 최초 발생된 유전체(중국 우한)까지 변화되는 5번의 변이 흐름과(총 6가지 유전체) 맞물리며, 인위적으로 COVID19 펜데믹의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방식(초기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독성이 강했을 때, 인류는 활동을 멈추었고, 대지의 심장은 숨을 쉬었다)을 통해 생태학적 관점의 철학과 비판의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총 5가지의 변화 과정 속에서, 사운드는 Band pass filter 프로세싱을 기반으로 러시아와 미국의 애국가에서 시작되는 화성적 위계 구조를 분해 및 재구성(화성 스케일을 추출하고 중심음으로 수렴시킨다)하여, 음으로 결집되었던 배음들의 요소에 점진적인 변화를 주어 기존 수렴(화성 질서)에서 벗어나는 독립적 / 질감적 측면에서의 상태 변형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해체'를 진행시켰다. 영상은 무용의 언어인 라바노테이션 기호를 꿀벌(생태지표종)의 춤 언어(Karl von Frisch)에 대입시키게 되는데, 이는 두 거대 군사 결집체 Belle Faust(미국/ 러시아)를 대표하는 인류의 패권 경쟁 속에서 소외되어 온 대지와 자연의 생태 움직임(꿀벌의 춤 언어는 이를 대표한다)을 조명하는 미디어 매체의 설정이 된다. 

> 아름다운 전능과 파괴의 결집체 - Belle Faust, 해체. 

 최근 불과 몇 년 사이에 지구의 어느 지역도 홀로 자생하고 있지 않음을 전 세계의 일상이 목격하게 되었다. 기후 위기의 현실화에 이어, 코로나 팬데믹 사태, 러-우크라 전쟁, 경제 / 사회 시스템의 붕괴 위기는 어느 한 지역의 문제만으로 발생하고 있지 않다. 태초에 등장한 생명의 분자 구조들이 침투(기생)와 방어(면역)이라는 생명 기제를 통해 고등 생물로 진화를 거듭하여 왔으며, 인류의 문화 혹은 사회 진화 역시 공동체적 흡수와 유지 전략을 통해 사회 집단을 넘어서 국가와 초월적 조직체를 만들어 왔음을 직시하여 보자. 우리가 현재 피부로 느끼는 공존의 포화 혹은 붕괴 직전의 상태는 생존을 위한 사냥, 투쟁과 노력이라는 딜레마에 근거할 수 밖에 없으나, 생태 불균형 지점에 들어선 채 무분별함으로 무장한 '잉여 욕구'의 몸체는 스스로를 지탱하여 주는 기반이 얼마나 자기 기만에 허우적대는 모습인지, 이에 최근 급속도로 발달한 과학 기술의 장밋빛 미래에 대한 제시가 얼마나 역설적인 것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러한 동시대적 고민은 본 프로젝트의 주된 배경이 되고 있으며, Belle Faust라는 별칭의 포화 상태 결집체를 상정하도록 만들었고, 팬데믹 기간 동안 스모그로 숨을 쉬기 힘들었던 인도 뉴델리에 잠시나마 푸르른 하늘을 제공해 주었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유전체를 재료로 삼게 되었다.

 Belle Faust. 사전적 의미로는 '아름다운 주먹', 불어의 여성 형용사와 독일어의 남성 명사를 결합하였으며, 전능을 얻기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린 괴테(1749-1832)의 작품 속 인물 - 파우스트. 20세기 이후 현대 사회의 기반을 재편한 유럽 문화 속, 두 종교의 이념 갈등이 지울 수 없는 학살과 내전의 역사를 써 내려간 북아일랜드의 지명 Belfast를 중의적으로 담는다. 짧은 지질학적 시간에 호모 사피엔스가 이룩하여 온 초고밀도의 강력한 결집은 아름다운 전능인가. 아니면 파괴를 위한 도구인가. 우리는 무엇으로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를 포장하여 왔는가. 초고밀도의 강력한 결집체 Belle Faust는 이기와 기만 혹은 무지라는 토대 위에 이룩된 인류 사회의 시스템과 결집체를 비유한다. 6번째 대멸종의 위기가 호모 사피엔스에 의해 현실화 되어 가는 '퍼펙트 스톰'의 위기 속에서, 본 프로젝트는 '해체'라는 단어를 제안하고, 코로나 팬데믹의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는 시도를 한다. 이는 또 다른 순환을 가능케 하기 위한 첫 걸음일 것이며, 현생 인류를 향하여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전달하려 했던 메시지를 환기시키려는 의도를 담게 된다.

> 사운드 / 디지털 미디어 작품 전시 & 무용 협업 공연

 

 프랑스의 사상가 가타리(Felix Guattari, 1930-1992)의 분자 혁명적 해체 사유는 본 프로젝트가 '해체'라는 과업을 수행하기 위한 밑바탕이 되고 있다. '정상 상태' - '의미 권력' - '분열, n-1' - '유한자의 무한 접속' - '실험, gesture'의 단계를 거치는 동안, 사운드 매체는 generative 알고리듬으로 발생되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변이 유전체들의 영향 아래에, 음악의 화성과 언어의 배열 질서를 분해하게 되고, 디지털 영상 매체는 꿀벌(생태 지표종)의 춤 언어를 라바노테이션 기호를 통해 기록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COVID19 팬데믹이 지나온 시간을 역진행 시켜서 얻어지는 흐름 속에서 이루어지는데, 음향 생태학적 관점에서 사운드는 조건 발생적인 요인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환경의 무작위성을 받아들이면서 '정상 상태'의 질서를 수평화 시킨다. 그리고 무용의 언어가 이러한 주제와 흐름에 어떠한 숨으로 맞닿을지 실험한다.

* 아래의 글은 본 프로젝트에서 수행된 리서치 북 초반부에 실린 글의 내용으로 프로젝트에 대한 전반적인 요약 설명을 담고 있다.

 본 프로젝트의 작업은 COVID19 팬데믹의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것에서 시간의 역진행이라는 흐름을 만들게 된다. 진행의 흐름은 '해체' 사유에 대한 5 단계를 기반으로 이루어 지고 다음의 내용들을 담는다.

 

 '해체' 사유. 사회 변혁과 미학적 담론의 확장을 새롭게 제시하였고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현대 철학을 이끌었던 현대 미학자들 사이에서 동시대의 사회 문제를 고민하고 실천적 급진성을 설파하고 실천하였던 펠릭스 가타리(1930-1992)의 분자 혁명적 사유 방식은 본 프로젝트가 어떠한 방향으로 '해체'라는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적지 않은 영감을 던져 주었다. 2000년대 이후, 통신의 발달과 기술 확장으로 일상 생활의 모습이 시대의 격차를 조감하기에 충분히 변화된 지금에도 그의 철학적 실천은 우리가 놓쳐서는 안될 반석으로 남아있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소규모 공동체 단위의 새로운 상생 경제의 도입, 혹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대표되는 경제 주체의 잠식과 소외 현상에 대한 고민과 대안 활동은 이미 반 세기 이전에 그가 실천적으로 외치면서 국가 권력에 대항하던 외로운 투쟁과 사회 실험의 일부분이었다. 20세기 냉전의 시기에 처절한 외침이었던 그의 목소리는 지금 인류가 맞딱뜨리는 '퍼펙트 스톰'의 시대에 또 다른 결을 가진 메아리가 되고 있다. 국가 권력의 양극화가 가속되는 현 시점에서 소외된 생명의 주체는 다름아닌 대지의 심장이며, 본인은 이러한 관심 속에서 그의 '해체' 철학적 사유와 실천을 밑바탕으로 취한다.

 본 프로젝트에서는 그가 제시하였던 사회 변혁 강령들 가운데, 다섯 가지를 추출해 내었으며, 이를 '정상 상태' - '표상, 의미 권력' - '분열과 탈주, n-1' - '유한자의 무한접속' - '비기표적 실험, gesture'라는 세부 단계로 재편하여 가타리의 해체 미학을 사운드와 디지털 미디어 매체를 구동 시키기 위한 흐름의 사유적 바탕으로 위치시킨다.

 

 Generative, COVID19 팬데믹의 역진행.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을 추적하는 일은 인류의 발달과 또 다른 평행선을 유지하여 왔던 전염병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일과 생명 탄생 초기에 어떠한 일이 일어났었을까를 추측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전염병의 역사는 강대국들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전쟁의 역사를 역으로 대변하고 있으며, 화학 진화 시기에 추측되었던 분자 유기물들의 이합집산적 움직임은 리처드 도킨스(1941~현재)의 진화 초기 단계  원시 수프에서 시작된 전략적 기제 - '침투와 방어'를 상기시켜 준다. 기생체와 자생체는 언제나 대상에 따라 그 역할이 바뀔 수도 있었으며, 그들의 복잡한 생태 관계 그믈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생태 균형점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과학 기술로 대표되는 현대 서구 문명 이후, 점점 짧아지는 팬데믹의 발발 주기, 인수공통감염병의 잦은 출몰, 그리고 최근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등장은 인류가 공동 진화의 관점에서 커다란 실수를 하고 있음을 경고한다.

 이에 본 프로젝트는 인위적으로 COVID19 팬데믹의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는 작업을 진행한다. 여기에는 자연발생적으로 진화를 거듭하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2년 여에 걸쳐 이룩한 오미크론(omicron) 하위 변이들이 탄생되기 까지 어떠한 변이들이 인류 사회에 직격탄을 퍼붓고 있었는지를 주요 변이체를 선별하여 역추적 할 것이고, 최종적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발발했을 당시 가장 위협적인 직격탄을 맞은 인류 사회의 활동이 정지되었던 때 - 인도의 뉴델리 도시 하늘에 푸르름을 볼 수 있었던 때를 자연 정화 가능성의 1%라도 경험할 수 있었던 소중했던 종착지로 가정한다. 본 단계에서의 작업은 학계에 보고된 염기 서열 자료들을 바탕으로, 조건 확률에 기반한 generative(발생적) 알고리듬을 통해 새롭게 역 진화되는 염기 서열 결과물들을 만들어내게 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염기 서열을 재료로 삼은 generative 알고리듬의 진행 과정은 오랜 지질학적 시간에 걸쳐 이룩되고 형성되어 온 미시생태환경의 구성원(바이러스, 세균 등)들의 적응 진화를 대변하는데, 이러한 적응 진화에 대해 생태 불균형 지점으로 역행되어 온 인류 환경의 현 주소를 비판하는 작업이 된다.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염기 서열들은 아미노산 구성 비율 분석을 통해 생명성에 대한 지표를 만들게 되고, 이것은 사운드/ 디지털 미디어 매체를 구동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운드, 음향 생태. 디지털 미디어 매체 작업에서 흔히 사용되는 데이터 유연성(data-driven)에 기반한 알고리듬 설계를 본 프로젝트의 사운드 발생과 진행 과정에 도입한다. 본인은 이 부분을 음향생태학적 요소의 도입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디지털 미디어 매체 작업을 구동시키는 입력 데이터를 외부와 연결 함으로써 내부적 결속으로 인한 계획성과 질서의 체계에서 주변 환경의 의도적이지 않은 요소들을 받아들이는 가능성을 부여하는 일이 되고 이것은 상호작용과 순환의 의미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운드스케이프의 개념을 확립하여 음향 생태학과의 다학제적 접근 속에서 콘서트 홀 외부의 음향 세계가 가진 미학을 음악적 사상으로 승화시킨 머레이 쉐퍼(R. M. Schafer, 1933-2021)로 부터 받은 영감이 자리한다. '결집'과 '질서'의 편향성과 이기성에 비판을 가하는 본 프로젝트의 주제 의식은, 머레이 쉐퍼의 음향 생태학적 사상과 그 궤도가 다르지 않으며, COVID19 팬데믹의 시간을 거슬러 발현되는 generative 진행에 의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염기서열 변이(진화)는 외부 환경의 생태학적 요소로서 본 사운드 작업의 발생과 진행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 음향 생태학적 요소의 도입을 조명해 본다.

 사운드는 인류의 '찬란한' 역사를 대표해 온 음악적 화성 질서와 언어적 발화에 '해체'라는 이름의 메스를 가하는 것으로 진행되는데, 세 가지 서로 다른 사운드가 이와 같은 의미에서 본 프로젝트의 주제를 표현하게 되고, 각 사운드는 서로 다른 사운드 구조체와 함께 sound A, B, C로 나누어 제작된다. 군사 강대국의 '아름다운 주먹(Belle Faust)'을 대표하는 현 주소에 대한 직설적 표현을 애국가와 국정 연설의 음성으로 시작하고, '해체'라는 키워드가 염기 서열 발생과 함께 음악적 화성과 언어적 질서의 해체를 묘사하게 된다. 사운드의 진행 과정은 위에서 설명한 해체적 사유의 단계를 밟아가는데, 전체 구도의 변화와 각 단계 내부에서의 세부 변화에 대한 외부 요인을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염기 서열 변화에 둠으로써 데이터 유연성(data-driven)을 유지하게 된다.

 

 라바노테이션 기록, 꿀벌의 춤 언어. 최근 수 년 사이에 꿀벌에게 일어나고 있었던 CCD(Colony Collapse Disorder)라는 군집붕괴현상에 대한 문제 의식과 무용 분야에서 활용되어 온 라바노테이션에 대한 기록법으로서의 재해석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 영상 매체 작업을 진행한다. 꿀벌은 생태지표종으로 분류되기에 이들의 폐사 사태는 인류가 당연히 고민해야 할 전 세계적 문제에 해당된다. 꿀벌에게는 집단 생활의 능력이 있고, 여기에는 그들 고유의 춤 언어가 존재한다. 춤 언어로 그들은 채밀 활동과, 회의, 분봉 등의 집단을 가꾸어 나가기 위한 중요한 소통을 하게 되는데, 이들의 춤 언어가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가는 꿀벌의 생태 활동에서 건강성의 척도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는데, 생태 지표종으로서의 이들의 폐사가 가져올 생태 불균형의 지점들은 현재 인류가 묵과할 수 없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라고 판단된다.

 본 프로젝트는 꿀벌의 춤 언어를 기록함으로써 능동적인 생태 자발적 채밀 활동과 수동적인 공장 생산 활동 사이의 단계를 표현하게 된다. 여기에서 차용되는 기록법으로서의 도구는 라바노테이션의 기호들이 된다. 본래 무용에서 신체 부위를 나타내기 위해 창안되고 발전되어 온 이 기호들은 실재 여타 생명체들의 움직임을 묘사하기 위한 도구로도 사용되는데, 본인은 모티프(Motif writing) 기호와 그 외의 것으로 구분하여 모티프 기호가 갖는 의미를 탐색하고 이러한 기록법의 창안으로 꿀벌의 춤 언어에서 생명성-건강성이 어느 정도로 발현되고 있는지를 나타냄으로써 본 프로젝트의 주제 의식을 전달하게 된다.

 

* 사운드 / 디지털 미디어 영상 매체는 실시간으로 염기 서열 발생 장치로 부터 데이터를 전송 받아 구동 되고 염기 서열 발생 장치는 COVID19 팬데믹의 역진행에 따른 '해체'의 단계에 따라 구동된다.

​평 론 (부분 발췌)

홍경한 (미술평론가)

​(중략)

..필자가 목도한 전시현장은 인지양식과 무관하지 않다. 작가는 서로 다른 매체 사이에 개입하여 영향을 호환하며, 새로운 유무형의 형태가 생성되는 관계성에 주목한다. 이는 개별적이자 단선적인 패턴을 매체의 다양성에 결합시켜 훨씬 다단한 공감각적 레이어(Layer)를 형성한다는 의미로, 소실점은 상호성에 의한 지각에 둔다.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재앙 및 생태적, 인위적 상황을 대면한 이가 느끼는 감성과 언어적 감각을 시각속성 내로 끌어와 공간에서 펼쳐냈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흥미로운 지점은 송주관의 경우 사운드와 미디어의 시각적 변주, 무용의 퍼포머에서 발산하는 박동과 호흡, 알 수 없거나 불확실성의 모호함마저 미적 재료로 삼았다는 것이다. 비록 관객이 작품에 신체적으로 개입하여 순간적 변형을 일으키는 작업은 아니지만 일정한 장소를 기반으로 한 이 특정적 해프닝은 미술과 삶의 소통 단절과 형식주의 미술의 미학적 관념을 배격한다.

이 중 송주관의 사운드는 주관적이면서 객관적이고 개별적이다. 그것은 “음향 생태학적 관점에서 조건 발생적인 요인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무작위성을 받아들이면서 ‘정상 상태’의 질서를 수평화 시킨다. 그리고 무용의 언어는 어떠한 숨을 통해 본 프로젝트의 주제 의식에 맞닿게 되는지 실험한다.”

각기 다른 언어를 갖고 있음에도 ‘협업’은 그 자체로 디지털 미디어 작품 및 무용과 어우러진 채 복합적으로 끊임없이 그리드(grid) 되거나 침범되고 결합되며, 그럼으로써 새로운 각도에서의 융합 및 혼종을 호출한다. 시각과 청각, 그리고 공연에서 드러나는 신체의 예술은 분명 각자의 영역에서 독립적이지만, 작가가 지정한 ‘Belle Faust’ 내에서 긴장과 이완 작용을 거치며 새로운 예술형식을 도모하는 상태가 된다. 필자는 이를 보다 넓은 관점에서 경계가 무너져 중성 문화와 혼합 문화가 번성하는 상태로 본다.

이를 미학적으로 풀이하면 교조주의의 탈구축과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왕래, 이동을 통한 새로운 창조, 새로운 영역확장, 새로운 가능성 모색 등과 같은 정신적, 물리적, 관념적 여정과 맞물린 모든 상태와 갈음된다. 분야와 장르 간 적극적인 교섭과 상호 이해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문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이라 해도 무방하다..

​(중략)

.. 그리고 우린 그 틈에서 히드라(Hydra)라처럼 자라난 퍼펙트 스톰을 발견한다. 물론 그의 작업은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Martin Heidegger)가 말한 동시대의 의미 있는 특징 중 하나인 시각적 혹은 비시각적 세계의 이미지화라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주요 흔적들과도 연결된다.

송주관의 전시를 관람하고 공연에 대한 정보를 취합했을 때, 다소 아쉬운 건 퍼포머와 시각이 실시간 상호 관계할 수 있는 기술적인 환경 구축의 성과는 인정됨에도 예술언어를 수용하고 소비하는 관객과 매체 간 상호작용은 설계에 들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이것이 필수는 아니지만, 관람자의 역할을 창작자와 대등한 관계로 보는 1990년대 후반 이후 동시대 미술의 흐름에선 거리가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관객은 문화적 텍스트의 의미를 끊임없이 재창출해내는데 일조하는 능동적 존재라는 점, 공연자체를 보다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촉매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이 부분은 작품의 가치 확장을 위해서라도 향후 고민할 문제다..

​기타

# 프로젝트 참여자 | 역할

 

- 송주관 : 주최 / 기획 / 제작 (디지털 알고리듬/ 구조물 제작 및 설치, 사운드/ 영상 미디어 작업)

- 윤호정, 박윤지 : 무용 협업

 

# 도움 주신 분들

- 홍경한 : 평론

- 남중일 : 촬영 감독

- 김윤기 (KAIST 전임 교수) : 자문 위원(생명공학)

# 전시 & 공연 일정

 - 기간 : (전시) 9월 14일 ~ 9월 24일 (13:00 - 19:00 open)

          (공연 & 아티스트 토크) 9월 23일 / 24일 (17:00 - 19:00)

 - 장소 : 연희예술극장 (서대문구 연희맛로 2-3 B1)

# 기록 (전시&공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제작)

# ​홍보물 (포스터 및 리플렛 디자인 / 리서치 북 / 평론 / 참고 문헌 모음)

# 추가 활동 (워크숍, 2023. 7. 30)

: 본 프로젝트에서 영상 미디어 매체의 소재로 삼고 있는 라바노테이션의 기호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방향과 방식을 참여자들에게 공개하고, 라반움직임에 관련한 내용을 참여자들에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 송주관 (주최/ 기획/ 강사)

- 윤호정, 박윤지 (무용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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