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이 지각되기 이전에 애초에 무엇이 있었는가. 물리적으로 인간의 시각은 빛의 속도를 능가하지 못하기 때문에, 즉, 빛으로 인해 시각적 인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상을 지각하기 이전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추론이나 상상 혹은 믿음을 통해서만 접근 가능하다. 이 작품은 이것에 대한 한 가지 해석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것을 마그마와 같은 에너지 덩어리라고 간주하면서, 화산이 폭발한 뒤에 어떤 형태로 굳어질지 모르는 흘러감의 연속으로 대신한다. 이것은 정신적 활동의 마그마이기도 하면서 물리적으로 피할 수 없는 진동과 빛의 산란이다. 수 많은 굳어진 정형 이미지 혹은 인식 완료적 형태를 뿌려낼 준비가 되어있는 ‘흐름의 영역’을 작품은 presence(현존)으로 묘사하고 있다. 단, 정지된 이미지, 형상 혹은 상징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당신이라는 피사체를 재료로 사용한다. 왜냐하면 살아 움직이는 대상(작은 움직임이든, 큰 움직임이든)이야 말로, 흐름의 에너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며, 당신이 인식이라는 범주에 들어오기 위해 거쳐야 했던 마그마의 활동이 당신이라는 이미지를 뿌려내었음을 보여주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에, 피사체의 포커스가 맞추어진 인식 완성의 모습을 정지된 과거의 흑백 이미지로 현재 움직이는 실시간의 과정의 모습을 활동하고 진동하는 형상과 분화하는 빛의 스펙트럼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 사운드 :  시각적으로 만들어지는 불특정 진동의 에너지를 사운드의 간섭 현상으로 해석하고자 하였고, 여기에 두 가지 경우를 상정하였다.  한 가지는 사운드의 딜레이 현상인데, 인간의 지각은 존재의 흐름이 만들어지는 이미지 단편들의 시간 단위를 쫓아가기 힘들기 때문에, 인식되는 각 이미지들 간의 간섭이 일어날 수 밖에 없음을 딜레이에 의한 사운드의 간섭 현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하나의 사운드가 생성되고 그 사운드의 잔상이 생성되는 시간의 차이가 20ms ~ 30ms 영역(hass zone) 보다 작아지면 먼저 생성되었던 사운드는 그 잔상에 의해 본래 사운드의 성질에 영향을 받게 되는 음향 물리 현상을 활용하였다. 사운드 아이덴티티의 조금씩 서로 다른 이미지가 시간차에 의해 스스로의 성질이 변이되어가는 과정은 인식되는 각 이미지의 간섭 속에서 성질이 다른 존재의 영역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를 묘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의 사운드는 공간적 반사음의 간섭에 의한 성질의 변화인데, physical modeling에 의해 만들어진 숨소리를 공간적 깊이감과 반사음의 간섭으로 인한 피치의 변화(특성의 변화)로 간섭이라는 흐름을 주었으며, 모든 파라미터의 값들을 피사체가 능동적 움직임으로 표현하도록 만들었다. 그것은 항상 흘러가는 에너지의 변화를 뜻하기 때문이며, 여기에서 presence에 대한 사운드적 해석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