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배열 : AAG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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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캡 션  :

[ 불완전한 배열 : AAGAA ], 사운드 설치, 8ch audio/ generative algorithmic, 2021

2. 작 업 설 명  :

- 작업 배경 / 의도

 2019년, 우연한 기회에 존재감을 알린 바이러스 : ’covid-19’. ‘독’이라는 의미에서 유래된 한 단어의 라틴어로 불려지지만, 그 종류와 개체 수는 상상 이상으로 어마어마하다. 바이러스라고 군집 되어진 이들은 어디서 기원하고 있는 것일까. 스스로 물질 대사를 하지 못해 숙주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개체들. 몇몇 물질들의 조합으로 자신만의 유전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어느 기회에 복제가 이루어지면서 증식을 시작하지만, 복제 도중 염기 서열에서 오류가 일어나 변이가 자주 발생된다는 것. 인간의 입장에선 그들이 불완전한 하등 개체라고 볼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들의 이런 특성은 풍요로 가득한 21세기 초반을 살아가는 인류에게 너무나도 무서운 사실로 다가오고 있다. 실험실에서의 유전자 조작 혹은 사고, 자연 환경 파괴, 중간 숙주를 통해 바이러스 전파가 이루어지는 종들 간의 ‘spill-over’ 현상, 현재 covid-19 팬데믹 상황의 원인이 무엇이든, 지구상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인간들은 미세 환경에서 살아가는 거대한 개체 수의 바이러스 존재 앞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음은 분명하다.

 

 본 작업은 바이러스(RNA)의 특성 - 복제 도중 발생하는 불완전한 배열에 촛점을 맞추고자 한다. 바이러스들은 염기 물질의 비정상적 배열을 통해 자신을 끊임없이 변이체로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주변 환경과 영속성을 유지해 나간다. 즉, 숙주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세포의 수용체에 맞게 자신을 변이시킨다. 스스로를 외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는 변이를 경험해 내는 과정. 생명 연장을 위해 기꺼이 외부의 동력원을 이용하도록 자신을 허락하고, 치명적인 몇몇 바이러스들을 제외한다면 숙주의 모든 세포를 죽이지 않으며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영민함. 그들이 만들어내는 불완전한 자기 복제와 배열 혹은 배치에는 마치 어떤 정도와 균형이라는 것이 있는 듯 하다. 이는 마치 긍정적인 에너지를 뻗어내는 들뢰즈와 가타리가 기술한 ‘기관없는 신체’ 에 비유할 만 하다. 고정된 시스템, 하나의 원리로 주조되어진 완전체의 모습이 아닌 다양한 원리가 수평적으로 얽혀 발생되고 만들어지는 자기 변이, 이것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정보의 이종적인 배열. 여기에는 현대 의학이 풀어내지 못한 수수께끼들이 너무 많기에 우리는 그들의 생존 모습을 관찰할 뿐이지만, 이들에게서 생명의 발생을 눈 여겨 보고자 한다.

 

- 작품 설명

 AAGAA라는 기호는 생명 공학 연구진에 의해 밝혀진 베타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이 여기에 속한다.)에서 발견된 염기 배열 중 하나를 나타내는데( 참조 : https://url.kr/hi9v1R (논문) , https://url.kr/HmBQqW (기사) ), 이 곳에서 유전자 전사 과정 중 비정상적 융합, 삭제, 프레임 쉬프트 등의 현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원인이 되어 발현되는 변이 개체들은 우리의 세포 안으로 쉽게 침투하여 스스로의 생명 활동을 연장시키는 무기를 장착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으로도(현재 2021년 1월 6일) 아직 완전하게 이들의 비밀을 풀어내지 못한 상황이지만, 지속적으로 변이체를 자가 생산해 내는 이들의 발생 과정 속의 그 변곡점을 AAGAA, 즉, ’불완전한 배열’ 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이것은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생화학적 메커니즘으로서 인간에겐 보이지 않는 작은 세계(하지만, 온 생명체 내부에 존재하는)의 일상이다. 작가는 이들의 일상으로 인간의 일상을 전복 시키려고 하는데, 사람 목소리를 녹음한 사운드 샘플 재생의 변이적 설계가 그 중심을 담당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운드 파동의 흐름은 미세한 공기 입자의 역동적 결과물이며 이것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의 어떤 존재감을 비유하고자 한다.

 

 ‘반복 재생’, ‘임의 재생’ 등의 말은 흔히 음악을 틀기 위해 사용하는 어휘이다. 카셋트 테잎 플레이어, CD 플레이어, 앱으로 설치된 가상의 플레이어 등에서, 음악을 틀기 위해 조작하는 버튼은 ‘재생 버튼’ 이라고 이름 지어져 있다. 말 그대로 있던 것을 재활성 시킨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좋을 어휘이다. 오디오 정보는 특정한 형식으로 암호화 되어 있고, 플레이어들은 이 코드들을 해독하여 에너지 전환과 함께 공기 중의 파동으로 발산해 낸다. 그리고 그 파동으로 우리는 사운드를 체감하고 그 존재를 받아들인다.

 이 과정은 바이러스들이 복제 과정에서 일어나는 ‘전사’ 과정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사운드 정보가 암호화(encoded)되어 있고, 특정 원리에 맞춘 플레이어들은 그 정보를 읽어 내리고 공기 중으로 전환된 형체를 생산해 낸다. 이러한 모습에서 번역(decoding)을 통한 복제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렇게 복제와 에너지 증폭을 통해 재생되는 사운드 샘플들은 주파수 대역의 뒤바뀜, 오디오 프레임 조작, 파동의 상쇄 작용 유발 등의 변이적 알고리듬 설계에 의해 공간에서 빠른 속도로 변이/ 발생된다. 즉, 인간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목소리의 불완전한 배열, 이것은 바이러스의 일상에서 읽혀지고 번역 되며 조립되어진다. 알고리듬 설계는 generative성격을 가진 것으로서 청자 혹은 관람객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사운드 조작을 지속적으로 조작하고 반복하는데, 이는 청자를 위한 사운드 발생이 아니며, 공간에서 인간은 주인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3. 기 록 

a. 전시 / 관객과의 대화

- 기 간 : 2021년, 1. 12 ~ 1. 24

- 장 소 :  아트로직 스페이스, 서울,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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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홍보물 및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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