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작 업 설 명 :
설치된 마이크는 주변의 소리를 받아들이고, 그 소리들은 오디오 변형 과정을 통해 다시 6대의 스피커로 발산되어지는 과정이 표현되고 있다. 설치 공간 안에 흩어지는 사운드는 생명체의 발화기관으로서 물리적 공간을 유영하며, 마이크로 대변되는 청각기관은 항상 어딘가를 청취하면서 그것을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시킬 준비를 한다. 그리고 컴퓨팅을 위한 기기는 이를 자기만의 소화 방식으로 다시 여러 대의 발화기관으로 공간에 방출하고 있다. 이것은 소리를 듣고 소화하여 자기만의 방식으로 발화하는 생명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일상적인 순간들의 지속에 대한 또 다른 방식이다. 이 작업은 6개의 스피커를 공간에 물의 흐름 처럼 배열하였고, 가공된 소리의 알맹이들은 주로 15ms ~ 50ms 이내로 만들어 진 몸통이 작은 벌레 소리들을 닮아있도록 하였으며, 그 소리 알맹이들의 집합은 입력되는 소리의 세기에 따라 서로 다른 속도와 밀도를 가지고 방출되도록 하였다. 이 작업이 주변을 소화 하는 방식은 소리의 재료를 다양한 시간 단위의 알맹이로 가공하는 것이다. 알맹이화 되어버린 사운드의 재료들은 각기 서로 다른 아웃풋 채널(스피커)을 이동하는 속도와 알맹이들 간의 밀도, 그리고 하나의 알맹이에 적용된 소리 주파수와 크기의 변화를 통해 또 다른 사운드의 합이 만들어 내는 가상적 이미지 환경을 만들어 낸다. 소리를 알맹이화 시킴으로써, 언어의 의미가 벗겨지고, 소리 지속 시간의 범위를 다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또한 알맹이들의 위치 순서를 뒤바꿈으로써 원래 가지고 있던 소리의 시간적 순차성에 영향을 미치게 할 수도 있다. 마치 눈을 감고 소리의 맥락을 지우고 물리적 성질 그 자체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상상의 폭이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Reduced Listening’, Pierre schaeffer)을 시험하고자 하였다.